카페 창가에 앉아 일몰을 보고, 노포에서 소주 한 잔으로 오늘을 마무리
하루가 거의 저물어갈 때, 여행지에서는 일몰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매일 햇빛 대신 조명 빛만 받으며 해가 어디에 떴는지, 언제 지는지 제대로 모르며 살아가는 탓일까. 조금의 숨통이 주어지면 지고 있는 오늘 정도는 감상하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고현 맛집 가기 전에 일몰을 보러 온더선셋 카페로 향했다.
거제의 중심 고현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곳. SNS에서 자주 봤던 그 장소를 직접 봤을 때는 ‘꽤 크다.’였다. 루프탑을 포함해 총 4층 규모인데 야외 테라스까지 포함해서 넓고 컸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하니 평일에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메뉴는 커피, 논커피, 티, 음료, 디저트가 있다. 다른 카페에 비해 조금 가격대가 있지만 우리는 티라미수 크림에 쿠키가 올라간 선셋커피와 흑임자구름라떼, 그리고 단호박 케이크를 주문했다.
카페 2층으로 향했을 때 바로 보이는 탁 트인 오션뷰! 화요일 저녁에 한산하게 핫플레이스를 즐겼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에 깔끔한 가구와 컬러인 인테리어다.
창가에 앉아 바다와 일몰을 바로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음료보다는 디저트가 더 맛있는 편이었고, 음료의 가격은 이 풍경을 감상하는 비용이 조금은 포함된 듯했다.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해가 지는 시간에 하필 구름이 잔뜩 껴서 완벽한 일몰을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얼마 만에 해가 넘어가는 것까지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건지... 내 눈앞에 모니터가 아니라 바다와 물결, 물결 위로 흐트러진 햇빛이라 감사했던 순간.
둘러보고자 1층 테라스로 향했다. 저녁이 되니 알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곧 어둑해질 것이라는 걸 알리는 듯하다. 또한,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 되어 있다.
루프탑인 4층에 올라가면 훨씬 탁 트인 상태로 자연을 감상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날씨가 아주 좋은 날에는 무조건 루프탑으로 향할 것! 올라가는 발걸음, 발걸음마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어디에 앉을지 고민이 될 부분인 듯하다.
바다로 길게 뻗어져 있는 다리는 이 카페를 이용하지 않아도 누구나 지나갈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도 산책하시는 듯 이리저리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거제의 첫날을 이렇게 마무리할 순 없으니 아쉬운 일몰은 뒤로 하고 찐노포라는 고현 맛집 구천식당으로 향했다.
저녁으로 배를 채울 수 있으면서 술도 마실 수 있는 그런 노포 감성 식당은 없을까? 했을 때,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 바로 구천식당이다. 고현 맛집인데 사람들과 상점이 많이 몰린 상권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해 엄청 조용하다.
택시에서 내렸을 때 보이는 것은 이 ‘구천’ 간판이었다.
여긴가? 싶다면 여기다. 이게 맞다! 입구부터 어수선하게 무언가가 많이 있는 느낌이지만, 우리는 이때부터 신이 났던 것 같다. 진짜를 찾은 것 같아서!
메뉴는 정말 다양하다. 멸치회무침부터 생선요리, 두루치기, 닭도리탕, 닭똥집 등등 딱히 대표 요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거제에 살았다면 자주 방문해서 매일매일 다른 음식을 안주로 주문했을 듯하다.
칠판에는 친절하게 ‘오늘 없는 메뉴는 멸치회무침, 하루 전에 예약 요망’이라고 적혀있다. 구천스러운 공지.
고현 맛집 구천에서 되게 독특하고 여전히 재밌는 것이 있다면, 기본 주문은 안주 1개에 술 2병이다. 혼자 왔든 4명이 왔든 우선 술 2병을 기본으로 주신다. 찐이다.. 진짜다.. 라고 느꼈던 두 번째 요소다.
안쪽에는 꽤나 어수선한 벽이 돋보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2병 이상의 소주병을 두고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도 시작!
경상도에 왔으니 대선을 선택했다. ‘사장님, 저희는 대선이요!’ 하자마자 2병을 바로 주셨다. 미지근해질까봐 조금 걱정은 됐지만... 2병 주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그만.. :)
계란부침개, 생선구이, 김치, 조개탕이 무려 기본 안주다. 이정도의 안주면 소주 2병 뚝딱 아닐까? 이걸 노리시고 기본 안주를 푸짐하게 주신 걸까. 대도시에서 보기 힘든 인심에 또 신이 났다.
혹여나 옷에 음식이 튈까봐 입은 앞치마와 소주잔이 ‘브라보 청춘’으로 똑같아서 찰칵!
메인인 낙지볶음으로 우리는 마감인 9시 30분을 끝까지 채우고 정말 아쉽게 계산을 하러 갔다. 이곳은 조금 더 일찍 와서 마감까지 시간과 술로 꽉꽉 채우고 가야 할 고현 맛집이다. 노포 감성과 푸짐한 기본 안주에서 나오는 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곳! 거제에 다시 가게 된다면 나는 해지기 전부터 이곳에 앉아있을 것 같다.
< 온더선셋 > 카페 TIP
01
뚜벅이 여행자인 경우는 카페 근처까지 가는 버스(41번, 43번 등)가 이지만,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어요.
입소문 난 카페로 택시기사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니 시간을 절약한다면 택시를 추천!
02
멋진 일몰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일몰시간 1시간 전에 여유롭게 가셔서 음료를 주문하고,
마시고 감상하다가 사진을 찍는 것을 추천해요!
03
루프탑 > 각 층의 창가 혹은 야외테라스 순서로 전망이 좋습니다!
안쪽 자리보다는 일단 루프탑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04
바다로 뻗어있는 다리는 카페 이용객이 아니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
< 구천식당 > TIP
01
밤 9시 30분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 시간 전에 방문해서 주문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푸짐한 안주와 기본 술 2병이니 마감 3시간 전부터 즐거운 저녁을 보내시길 추천해요!
02
낚지볶음은 푸짐하고 무난하게 맛있었어요.
배가 고파서 공기밥을 따로 시켜서 먹었답니다!
배고프신 분들은 밥을 따로 주문할 수 있어요.
03
안주 값에는 술 값이 포함 되어 있지 않아요.
테이블 당 안주 1개, 술 2병이 필수라고 해서 안주에 술 2병 값이 포함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라는 것 주의!
04
일찍 마감해서 아쉽다면, 조금 더 걸으면 상가들이 많은 시내가 나옵니다! 그곳에서 2차를 해도 좋아요.